Dornenreich [Flammentriebe]
- Posted at 2011/09/01 07:00
- Filed under review/해외

Flammentriebe (2011/Prophecy Productions)
8.5
01. Flammenmensch
02. Der wunde Trieb
03. Tief im Land
04. Wolfpuls
05. Wandel geschehe
06. Fährte der Nacht
07. In allem Weben
08. Erst deine Träne löscht den Brand
융합과 모순은 아티스트가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물론 이것 말고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출신 그룹 도르넨라이히(Dornenreich)의 음악세계를 설명하기 위해선 전술한 키워드 둘이면 족하다. 요약해보자. 먼저 융합. 블랙 메탈에 기반한 폐쇄적이면서 음습한 공간감 조성하기는 그룹의 장기였다. 거기에 그룹은 프로그레시브 메탈적 성분을 보태 오페스(Opeth)를 제외한다면,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레벨로 진작에 도약했다. 그렇다면 모순은? 아방가르드 메탈 서클의 일원답게, 청자의 예측을 어지럽히면서도 동시에 적극적으로 귀를 포섭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캐치한 멜로디의 힘이다. 당돌하면서도 독특한, 존재가치가 뚜렷한 음악을 해왔다는 이야기다.
2011년 신보 [Flammentriebe]를 접하게 되는 순간, 그들의 가치는 조금 더 상승하지 않을까, 라는 예측을 해본다. 많은 매체로부터 "도르넨라이히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목격했기 때문이 아니다. 첫 장 <Flammenmensch>를 넘기는 순간부터 느끼게 된다. 마지막 장 <Erst deine Träne löscht den Brand>를 닫는 시점까지, 몰입의 강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도르넨라이히가 그려낸 그림은 어느 때보다 서정적일 뿐더러 어느 때보다 유기적이다. 소리의 직물은 마치 하나의 곡을 듣는 듯하며, 어느 곳에서도 군더더기란 발견되지 않는다. 불현듯 포스트 록의 영역까지 침범하여, 장르의 구획을 휘젓기도 한다. 이런 작업이 뜬금없이 나온 것이 아니므로(도르넨라이히의 디스코그래피와 친한 사람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설득력은 어렵지 않게 확보된다.
기타의 비중과 동등하게 취급되는 바이올린의 적절하고 적확한 사용을 빠뜨려선 안 된다. 가령 <Fährte der Nacht>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다. 긴장감을 극도로 세울 만큼 예리한 기타 리프 뒤로 흐르는 현악을 들어보라. 배경은 분명 북유럽의 선배들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에 머물지 않는다. 배치나 표현에 있어 그룹은 그들보다 확실히 두 보 앞에 서 있다. 이런 음악 앞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소리만 꽥꽥 질러대는 메탈 돼지들"이란 근거 없는 비난이 가능하겠는가? 이것이 현재의 아방가르드 메탈이 이룩한 성과다. 당신은 지금 최전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고.
붉은색과 푸른색이 공존하는 앨범의 재킷이 예언하듯, 앨범은 어느 때보다 강한 에너지의 열기로 충만하며, 그 이상의 한기도 함께 내뿜는다. 두 번째 트랙 <Der wunde Trieb>가 증명한다. 비의를 잔뜩 품은 바이올린이 격한 회전을 맞이하면, 이내 육중한 기타가 뒤를 받치며 곡의 파장을 확대한다. 결과는 상상 그대로다. 헤비하고, 구슬프며, 그 이상으로 몽환적이다. 이런 감수성에선 씨어터 오브 트래지디(Theatre Of Tragedy)나, 그레이브웜(Graveworm)이 놀라운 수확을 해낸 바 있다. 이제, 리스트를 확장할 시점이 왔다. (이경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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