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네버 스탑(The Music Never Stopped, 2011) - 짐 콜버그
- Posted at 2012/05/16 14:00
- Filed under feature/영화

아버지 '헨리'(J.K 시몬스)와 아들 '가브리엘'(루 테일러 푸치)의 이야기. 아버지는 음악을 무척 사랑해 어린 아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준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는 청년으로 자란다. 아버지와 아들은 음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아버지는 그 시대의 어른들이 그랬듯 스탠더드 팝 음악과 빅 밴드의 음악을 사랑한다. 주로 재즈를 들으며 아들에게 자신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나누어 주지만 아들은 그 음악을 자양분 삼아 친구들과 록 밴드를 결성해 히피 인생을 살며 자유와 평화를 노래 부른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시대를 노래하는 음악들에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다. 아들이 청년시기를 보낼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막 졸업할 무렵 세상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보여준다. 아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베트남전쟁을 반대하고, 아버지와 마찰을 일으킨다. 음악은 취미로, 대학을 자신의 전부로 받아들이라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음악을 위해 뉴욕으로 간다. 20년 만에 나타난 아들은 뇌종양에 걸린 채 부모 앞에 나타난다. 20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살았는지 모르는 아들이 그렇게 나타난 것이다.
불행은 함께 온다고 했던가. 아들이 병원에 입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직장을 잃고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리고 병원에 있는 아들을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 아들을 보러 가지도 않는다. 병원비는 쌓여만 가고 아내(카라 세이무어)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자신의 남편이 30년을 죽도록 일한 회사에 경리로 취직한다. 그리고 그녀가 매일 아침 10시마다 병원에 가서 하던 일을 아버지가 대신한다. 그렇게 뇌수술을 하고 넋을 놓아버린 아들과 아버지는 매일 얼굴을 본다. 아내가 가족을 위해 취직을 했듯 아버지도 아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 한다. 아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위해 그는 신문을 뒤지고 음악 치료에 일가견이 있는 대학 교수(줄리아 오몬드)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아들을 꾸준히 지켜보던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과거의 기억을 두세 가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아들이 자신이 사랑하고 들었던 청년기의 음악을 듣고 반응을 보인 것이다. 프랑스 국가의 전주 부분이 나오자 그는 웃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음악이 중반으로 들어가면 그는 금세 시무룩한 얼굴을 보인다. 그래도 아버지와 교수는 포기하지 않는다. 교수는 청년 시절 아들이 좋아했던 음악을 끊임없이 들려주고 과거의 기억에 매달려 있는 그와 대화를 나누고 추억을 공유한다.
아들은 자신이 사랑했던 음악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또 그 음악을 들을 때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땠는지, 그리고 아버지와 결정적으로 엇갈리게 된 사건이 서서히 드러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아버지와 아들의 추억과 사건에 대해 서술한다. 진실에 다가가며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본다. 아버지는 시끄러운 로큰롤 음악을 들으며 아들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려 애쓴다. 아들의 상태는 점점 호전된다. 하루 종일 음악을 들으며 아버지와 아들은 음악에 대해 얘기한다. 하지만 아들의 기억은 자신의 일생 중 가장 행복한 날에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고 음악을 듣지 않을 때 그의 모습은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다. 그래도 아버지와 아들은 노력한다. 성탄절이 되고 아들은 병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온다. 20년 만에 아들은 성탄절을 가족과 함께 자신이 살던 집에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20년 만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아들. 그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간다. 자신이 사랑했던 첫사랑과도 재회도 한다. 하지만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아들은 지금까지 베트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줄 안다. 전쟁은 끝났다. 지금은 1986년. 아들은 계속해서 그때와 지금을 혼동한다.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때를 끝으로 그의 기억은 수술로 인해 사라졌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부모의 헌신으로 다시 새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이 병원에 있을 때 밥 딜런(Bob Dylan), 비틀즈(The Beatles),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를 들으며 아들과 떨어져 있었던 시간을 좁히려 했고, 아들에게 추억을 되찾아 주려 했다. 그리고 자신이 당시에 미처 주지 못했던 사랑을 주려 했다. 다행히도 아버지의 사랑은 늦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성탄 선물로 아들이 청년시절에 가장 사랑했던 록 그룹 그레이트풀 데드의 공연 표를 준다. 둘을 그렇게 오붓하게 공연을 보러 간다. 아들은 신이 났고, 진심으로 행복하게 웃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위해 그레이트풀 데드가 프린팅된 옷을 입고 함께 공연장을 활보한다. 그렇게 부자는 세월을 뛰어 넘어 같은 공간에서 자신들의 추억과 음악을 공유한다. 그것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20년 동안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해준다. 아버지는 불과 몇 달 동안 그것을 해치웠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나간 뒤, 걱정과 근심으로 심한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장기근속하며 얻는 심신의 피로도 아주 많았을 것이다. 그 무거운 짐을 아버지의 심장은 그대로 받아 드렸고, 그는 심장병의 악화로 가족과 작별을 한다. [뮤직 네버 스탑, The Music Never Stopped](2011)은 앞서 말했듯이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 사이엔 음악이 있다.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그리고 모든 문화예술의 힘은 위대하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통시키고 이어주어 이해시키고 결국 사랑으로 이끄는 강력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많은 대화를 하고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야 한다. 추억이 멈춘 아버지와 기억이 멈춘 아들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아들은 음악으로 새로운 세상과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 음악은 결코 멈춰선 안 된다. 음악, 그것은 우리의 심장이다. (조성호/보다)
- Posted by 보다
- RSS http://bo-da.net/rss/response/1168
- Trackback URL http://bo-da.net/trackback/1168
feature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들
- 2012/05/16 뮤직 네버 스탑(The Music Never Stopped, 2011) - 짐 콜버그
- 2011/11/03 의뢰인(2011) - 손영성
- 2011/10/07 아리랑(2011) - 김기덕 (1)
- 2011/09/09 고지전(2011) - 장훈
- 2011/08/23 그을린 사랑(Incendies, 2010) - 드니 빌뇌브 (2)
- 2011/07/13 종로의 기적(2011) - 이혁상
- 2011/06/21 무산일기(2011) - 박정범 (1)
- 2011/06/03 써니(2011) - 강형철
- 2011/05/11 짐승의 끝(2011) - 조성희 (2)
- 2011/04/13 파수꾼(2011) - 윤성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