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Mirotic]
- Posted at 2008/11/01 00:00
- Filed under review/국내

Mirotic (2008/SM Ent.)
6.5
01. 주문 (Mirotic)
02. Wrong Number
03. 노을..바라보다
04. Crazy Love
05. Hey! (Don'T Bring Me Down)
06. 넌 나의 노래
07. 무지개
08. 낙원
09. 악녀 (Are You A Good Girl?)
10. Flower Lady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가장 충성도 높은 팬을 보유한 레이블이지만 노래를 남긴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전통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발휘되는 큰 힘이 상대적으로 고립된 인상을 준다. 단적인 예를 들어 동방신기가 가장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다는 게 그들만의 리그에 속하지 않는 부류에게는 피부로 전혀 와 닿지 않는다. 물론 앨범 판매량이란 것 자체가 이제는 대중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가보다 보유하고 있는 팬의 충성도가 어느 정도인가 하는 부분만을 측정해주는 경향이 강하긴 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비교 대상이 새로운 유형으로 바뀌면서 SM은 본인들의 방식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를 놓고 고민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빅뱅(Bigbang)이라든지 원더 걸스(Wonder Girls)의 경우 태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감상자의 연령과 음악이 플레이되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보다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졌고 달라진 지표를 충족시키며 뚜렷한 근거를 남겼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아이돌 문화에도 10대를 넘어 젊은 세대를 주도하는 멋쟁이가 나왔고 국민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스타일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기에도 관리자의 통제는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들과 동시대에 경쟁하는 SM은 본인들이 보유한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인 동방신기를 통해 어떤 방법을 취했을까.
앨범 시장이 한창 정점에 있었을 때도 활성화되지 못했던 싱글을 지금은 얼마든지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대형 가수들은 여전히 한방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활동 초기 시기나 전략에 따라 싱글의 성향을 달리했던 동방신기도 전보다 더 멋있고 화려하지 않으면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 없다는 부담이 생겼을 것이다. 이를 대처하는 SM의 방식은 보통 유지를 택하고 궁극적인 활로는 해외 시장에서 찾았다.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은 공백을 공백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국위선양 처리를 통해 오히려 플러스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고집스럽게 지켜온 부분들을 애써 버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조금 달라진 게 뭐냐면 동방신기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등장했던 외부 이름들이 단순히 못 보던 얼굴이라 신선한 걸 넘어 대중의 음악적 기호를 아예 바꿔버렸다는 데 있다. 같은 시기에 활동을 하면서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파급력이 생겼다는 건 결국 SM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다. 외견상으로만 봐도 이번에 동방신기가 우선적으로 내세운 <주문 (Mirotic)>은 꽤나 슬림하다. 주무대를 일본으로 옮긴 이후 오랜만에 가진 복귀라 거창하게 염두했을 것이 그만큼 많았을 텐데 레이블 특유의 무리한 구성을 대부분 빼니 시각적으로 압도하는 맛이 없어 오히려 심심해 보이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Wrong Number>, <Hey! (Don't Bring Me Down)>, <악녀 (Are You A Good Girl)> 등은 요즘 경향에 단순히 편승한 결과로 보일 수 있다. <Crazy Love>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부터 존재했던 조류란 사실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대한민국 안에서 간과된 지 오래다. 우리만의 문제가 됐고 특히나 동방신기 같은 그룹은 특정 장르에 충실할수록 어떠한 혐의가 생겨난다. 그것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고유의 때깔이 여전히 묻어난 <주문 (Mirotic)>을 먼저 내세운 게 차라리 다행이지만 한방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별로 남는 게 없다. 싱글 단위의 여유로운 활동을 통해 전체를 만들어가는 방향이었다면 흐름의 일부로는 유용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체를 한꺼번에 만든 뒤 일부만을 공개하는데 익숙한 풍토에서는 정말 시작이 반이다. 동방신기처럼 성패가 미리 정해진 상태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Crazy Love>라든지 <무지개>와 <낙원> 등이 앨범의 중반부를 독보이게 해주는 동시에 전반적으로 무난한 감상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으레 있을 수 있는 경우의 수로 치부되기 쉽다. 흥미로운 시기에 발표되는 만큼 레이블 차원의 대응이 어떤 식으로든 보다 재미있는 후일담으로 이어졌으면 했는데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지니고 있는 안정된 포지션에 치중한 결과가 나왔다. 당장은 손이 덜 가는 이유다. (문정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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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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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009/07/05 20:00 | M/D | Reply
요즘 음악리뷰보는 맛에 재미들려서 검색하다가 들렸습니다^^
아, 이렇게나 생각이 다를 수 있군요.ㅋㅋ 저는 이 동방신기의 4집이 현재의 음악시장의 소위 '트렌드'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전 그 소속사와 동방신기의 밀어붙임이 대단하게 느껴졌는데 ㅎㅎ 물론 4집의 타이틀곡은 지금까지 동방신기가 가지고 나왔던 타이틀곡에 비하면 말씀대로 슬림한 곡이였지만 말입니다. 주문 이곡은 작성자분 말씀대로 약한 한방으로 보일 수도 있고 훌륭한 중용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론 이 곡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예전곡들에 비해 심심하게 들리는' 심플한 리듬감과 창법, 전체적인 곡의 짜임이 굉장히 인상적이였거든요.
그리고 <Wrong Number>, <Hey! (Don't Bring Me Down)>, <악녀 (Are You A Good Girl)> 가 시류를 따른 곡이라는 점은 정말 참 공감이 안가네요.
특히나 무려 '후속곡'이였던 wrong number는 세련된 리듬감과 멜로디의 곡이지만 그저 트렌드를 따른 곡이라고 하기엔 꽤나 난해한 곡이죠. 곡의 무게도 낯선 비트도 가사도. 특히나 그 가사는 절대다수의 여성팬을 확보한 메인스트림의 아이돌가수가 무대위에서 부르기엔 다소 매니악적이었죠. 피해자쪽이긴 했지만 꽤 이기적이였거든요.ㅎㅎ이 노랠 후속곡으로 활동하길래 개인적으로는 꽤나 놀랬습니다. 게다가 시상식때는 악녀라는 곡을 부르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컴백무대엔 헤이가 나왔었네요 물론 소위 smp라고 불려왔던 곡들에 비하면 많이 심플해졌지만 여전히 sm틱한 향이 확 나는 곡들인데 싹다 이곡들로 활동한 셈이네요. 팬들의 바람과도 멀어보이는 선택이었죠. 오히려 참으로 고집 센 회사구나- 싶습니다.
물론 작성자님말대로 강타는 아니였습니다. 대중성을 살짝 뿌렸지만 원더걸스나 빅뱅의 곡들만큼 '안먹혔'습니다. 그렇지만 트렌드와 고유의 아이덴티티의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취한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활동으로 비로소 동방신기의 음악을 엠피쓰리에 넣고 반복재생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죠ㅎㅎ동방신기에겐 분명한 기념비적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되게 길어졌군요..ㄷㄷ -
문정호 2009/07/05 17:12 | M/D | Reply
안녕하세요. 길어서 오히려 더 꼼꼼하게 잘 봤습니다. 전반적으로 다 수긍할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틀리다가 아니고 다르다고 말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낍니다. 오히려 제가 맞다, 틀리다를 이제 와서 가린다면 음님이 말한 부분들이 대체적으로 다 맞습니다. 몇몇 곡들이 트렌드를 의식했다고 표현한 부분은 곡에 쓰인 기법 때문에 그렇게 보일 소지가 있다는 의미였고 너무나 대중적이고 쉬운 코드라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저보다 음님이 훨씬 표현을 잘 해준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좋은 댓글을 남겨줘서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글을 쓰고 혼자서 생각했던 부분들을 누군가가 지적을 해주니까 앞으로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더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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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009/07/05 20:20 | M/D | Reply
아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니 제가 더 감사한걸요~ 그런데 문장부호가 거슬려서 수정했는데 reccent comment에 떠서 흠칫했습니다 ..ㅋㅋ 그런데 트랙리스트를 보니 곡이 두곡 빠진 버전을 구입하셨나봐요 dvd있는... 다른 버전엔 두곡 더 있는데 그 두곡 중 하나에 love in the ice란 곡이 있는데.. 참 아무리 메인스트림의 대부분의 가수가 상업성을 견지한다 해도 이 회사는 단연 독보적입니다. 뭐 그것도 능력이라 딱히 욕할 마음은 없지만 그런 '상당히 상업적'이다는 이미지는 동방신기에 있어 상당히 마이너스적인 것 같네요.
다른 리뷰들도 즐겁게 보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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