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Sweet Dream]

사용자 삽입 이미지레인보우(Rainbow)
Sweet Dream
(2011/DSP Media)
4.0


01. Sweet Dream
02. Kiss (Acoustic Ver.)
03. To Me (내게로..)
04. To Me (내게로..) (Club Ver.)
05. Sweet Dream (Inst.)





전작 [So女](2011)는 디지털로만 공개되었던 <A>와 <Mach>가 수록됐다는 사실 외에 아무런 장점도 없는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Sweet Dream]은 약간 아리송한 리패키지다. 보통 리패키지라고 하면 그 대상이 되는 원본이 있기 마련이다. [Sweet Dream]의 원본은 [So女]다. 그러나 [Sweet Dream]으로부터 원본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별개의 구성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리패키지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나름의 방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리패키지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리패키지는 일종의 보너스이고 적절한 시간과 가치 재정립을 필요로 한다. 이를 무시한 채 오로지 후속 활동의 일환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없던 문제가 발생하는 것뿐이다. 단순히 추가가 아닌 전면 재구성으로 리패키지의 방향을 잡은 DSP 미디어의 발상은 일면 독특함을 주지만 후속 활동의 일환이라는 본질은 다를 게 없기 때문에 문제 또한 여전하다.


본질이야 어떻든 남다른 형식을 성의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한 믿음을 깨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미 고착화된 리패키지 방식을 두고 따라다니면서 매번 똑같은 말을 반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형식적인 부분은 포기하는 게 편하다. 그러나 [Sweet Dream]은 남다른 형식이 내용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성을 느꼈다. 사실 DSP 미디어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을 택한 바 있다. 카라(Kara)의 [Honey](2009)가 바로 그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Pretty Girl](2008)의 리패키지였던 [Honey] 역시 원본의 구성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독립적인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Honey]의 경우 긍정적인 면이 존재했다. 이를테면 [Pretty Girl]에 수록된 <하니>가 <Honey>로 바뀌면서 누린 업데이트 효과는 정말 대단했다. <Honey>는 카라의 애수를 완성시킨 명곡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Sweet Dream]에는 그와 같은 순간이 없다.


<To Me (내게로..)>는 [So女]와 [Sweet Dream] 사이에 유일하게 일치하는 트랙이고 후자가 전자로부터 파생된 것임을 말해 주는 증거다. 따라서 다이시 댄스(Daishi Dance)가 [Sweet Dream]를 주도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 설사 그로 인해 원본의 유일한 장점인 <A>와 <Mach>가 배제되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So女]의 적자는 <To Me (내게로..)>이지 <A>나 <Mach>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Sweet Dream]의 거의 모든 불행은 무능한 적자로부터 비롯되었다. 다이시 댄스는 누가 곡을 의뢰하든 피아노 선율을 활용한 특유의 패턴만을 우직하게 반복할 뿐이다. 덕분에 레인보우에게 전에 없던 감성적인 면모를 불어넣었지만 그것이 진정 혜택이었는지 의문이다. 다이시 댄스의 이름값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무리가 있다면 일개 아이돌 그룹이 소화하기엔 다소 버거운 때깔이었음을 주장하고 싶겠지만 레인보우의 역할을 지웠을 때 좋은 점을 발견하는 게 더 어렵다.


데뷔작 [Gossip Girl](2009)에서 가장 뛰어난 곡이었음에도 무대에서 써먹을 수 없었던 <Kiss>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활용한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타이밍과 어울림을 고려해야겠지만 원곡 자체가 그냥 묻히기 아까운 곡이었다. [Sweet Dream]의 결론은 눈으로 트랙을 확인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리패키지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부터 탈피하고자 적자만을 남긴 채 완전 재구성이라는 방식을 택했지만 그에 따른 긍정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 가볍게 보자면 [Sweet Dream]은 리패키지일 뿐이고 결국은 앞으로가 관건이다. 레인보우가 아직 정규 앨범조차 발표하지 않은 그룹임을 강조하며 무작정 앞날을 희망적으로 포장하고 싶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요새는 싱글과 EP 등으로 충분히 소모된 뒤에야 정규 앨범이 나오기 때문에 신선함은커녕 단물이나 안 빠지면 다행인 시대다. 과거의 아이돌 그룹으로 치면 3집의 완숙함이 첫 번째 앨범으로부터 나오는데 뭘 더 기대할 수 있을까? (문정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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