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셀렉시옹 1
- Posted at 2010/01/21 00:00
- Filed under feature/음악
처음 인사드리겠습니다. '미스터 셀렉시옹'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웹진을 하면서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놓치는 음반들이 너무 많다는 자책을 했습니다. 저희들의 게으름과 함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그런 결과를 낳았습니다만, 이제라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미스터 셀렉시옹’이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한 장의 음반에 대해 <보다> 구성원들의 단평을 모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한 개가 달릴 수도 있겠고, 여러 개가 달릴 수도 있겠죠. '미스터 셀렉시옹'이 말 그대로 음반을 '셀렉션'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음반에 대한 평가는 '미스터 셀렉시옹'들의 표정에서 알 수 있듯 매우 좋음-좋음-보통-안 좋음, 4단계로 분류했고 이미지는 옛 음반들 사진에서 따왔음을 알려드립니다.

루시드 폴(Lucid Fall) [Les Miserables] (2009/Antenna Music)

이 앨범이 왜 까이는지 알고 있고, 일정 부분 공감한다. 누군가에게 이 앨범은 '루시드 폴만의 무엇이 사라진 작품'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설프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척 있어 보이려 한 앨범'일 것이며, 어떤 블로거에게는 '딱 인간극장 수준의 가사를 지닌 졸작'일 것이다.
맞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1집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Take 1>만 빼고). 나 역시 이 앨범을 들으면서 <그대 슬픔이 보일 때면>같은 좀 뻔한 몇몇 곡이 거슬렸고, <레미제라블>을 듣고 그 전형적 이야기 방식에 별 감동을 못 받았으며, <고등어>와 <외톨이>의 가사를 곱씹으며 '아, 조금만 더 깊었으면..'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일방적 실망과 비토를 받기에는 꽤 괜찮은 구석도 제법 가졌다. 아무래도 원투펀치는 1번 <평범한 사람>과 2번 <걸어가자>인데(원투 펀치일 줄 알고 이렇게 트랙 배치를 한 건가?), 일단 나는 이 곡들의 송라이팅에 만족한다. 또 <평범한 사람>의 경우, 정치적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자신의 음악 및 가사 스타일을 그대로 지켜냄으로서 용산 참사를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보거나 혹은 그 사건을 모르는 이들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는 '약자를 위한 송가'로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다분히 긍정적이다. 서정으로 정치를 아련하게 품은 좋은 사례다.
그리고, 그 문제의 <고등어>. 마치 이야기를 구성하는 각 문단의 첫 문장만 뽑아놓은 것 같은 많지 않은 분량의 가사가 물론 '얕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난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 이 부분이 펀치라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이 은근하고 어찌 보면 생뚱맞은 표현이 묘한 울림을 준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왜 이 부분이 인상 깊은지 정확하게 설명해내지 못하겠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야 '아니, 눈 감는 법 모르는데 뭐 어쩌라고?'하고 싶지만 이 가사는 그 울림의 이유를 추적하는 일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만큼 직관적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이런 게 루시드 폴의 힘이라면 힘이다. 머리 싸매고 썼든 대충 휘갈겨 썼든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혹자는 이 곡의 가사를 비판하며 고등어에 대한 폭력적 시선을 지적하지만, 마치 대머리협회에서 개그콘서트 마빡이 출연진에게 항의하는 것과 유사하게 느껴진다면 비약일까?
할 말은 더 있지만 이쯤에서 줄인다. 아무튼 결론은, (대부분의 경우에) 지나친 빠도, 지나친 까도, 조치 안타. (김봉현)


그를 좋아하게 된지 10년쯤 된 듯하니, 이제 오랜 팬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겠다. 오래간 그의 작업들을 지켜본 입장에서, 나는 아직 [Les Miserables]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오, 사랑]도, [국경의 밤]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더 하다. 이전의 것들보다 훨씬 더 노골적이다. 그는 너무 멀리 갔다. 그렇기에 이제는 정말로 보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단편선)




조규찬 [달에서 온 편지: Unplugged Best] (2009/Vitamin Ent.)


1. 선곡 맘에 안 듦. 3집과 8집에서 더 많이 골랐다면. 이 두 앨범이 짱이다.
2. 보컬이 살짝 부담스러움. 기교를 조금만 더 줄였다면.
3. 이번 공연을 보고 온 1인으로서, 그 감흥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선물이긴 함. (김봉현)


코스모스(Cosmos) [Hanei Sky] (2009/석기시대)




페퍼톤스(Peppertones) [Sounds Good!] (2009/Antenna Music)




Belle And Sebastian [The BBC Sessions] (2009/Ales Music)



Fanfarlo [Reservoir] (2009/Warner Music Korea)



Rihanna [Rated R] (2009/Universal Music Korea)


이 앨범의 일등 공신은, 스타게이트(Stargate)도 니요(Ne-Yo)도 더드림(The-Dream)도 윌아이엠(Will.I.Am)도 아닌, 바로 체이스 & 스테이터스(Chase & Status)다. 이 프로듀싱 듀오가 만든 <Wait Your Turn>과 <G4L(=Gangsta 4 Life)>은 그야말로 '본격 스웨거(swagger)-알앤비'다. 불길하게 꿈틀거리는 전자음, 후려치는 스네어 등등 이 두 곡을 구성하는 모든 게 맘에 든다. <Wait Your Turn>의 후반부 팝적인 변주만 살짝 빼놓고.
더드림 & 트릭키 스튜어트(Tricky Stewart) 듀오의 곡인 <Hard>는 준수한 싱글이긴 하나 약간 어중간한 느낌을 준다. 한 가지 예로 그동안 상큼한 곡을 쓸 때 주로 사용하던 키보드 터치를 이 곡에서는 마이너 음색으로 약간 만져서 얹고 있는데, 그 상큼 곡들의 잔향 때문인지 이게 뭔가 어색하다. 이왕 이번 앨범 콘셉트에 맞출 거라면 시애라(Ciara)의 <High Price>처럼 제대로 화끈하게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뭐, 처음부터 의도한 상태가 이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이밖에 <Rude Boy>는 감각적인 비트와 멜로디가 맘에 들고, <Cold Case Love>는 팀버랜드(Timbaland)의 향기가 서려 있어 크레디트를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더 와이스(The Y's)(필자 주: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결성한 프로듀싱 팀)가 만들었다. 역시 같이 놀면 닮는다?
전작의 <Umbrella>같은 킬링 싱글이 딱히 없는 것 같아 좀 아쉽지만 평균 이상의 트랙들을 일관적이고 단정한 매무새로 담아낸 작품이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내 취향에 부합하는 쪽으로의 변화라 더 호감이 간다. 평이 갈리는 현지에서는 '진지하고 심오한 척 하려다가 시ㅋ망ㅋ'이란 평가도 있긴 한데, 내가 네이티브가 아니라 가사와 정서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겠지만 앞으로 차차 아티스트로 도약하는 리하나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뭔가 이 앨범이 시발점이라는 생각도 든다.
PS. 리하나가 "I'm such a fucking lady", "Any motherfucker disrespect.." 이런 무서븐 가사를 입에 담는 걸 들으니까 왠지 기분이 묘하더라. (김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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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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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움 2010/01/22 14:42 | M/D | Reply
전 [레 미제라블]앨범은 5번트랙을 못 넘어서도 다시 처음으로 되돌리게 되더라구요 '평범한 사람'은 개인적으로 눈물을 흘렸을만큼 아름다웠지만...흠 첫곡부터 너무 강하니 정상에서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서 끝까지 못듣겠다고 해야하나..
조규찬 언플러그드도 좀 자기 노래로 채우시지 무슨 팝송을... 이란 생각도 했어요 3집 5집 8집 정말 좋아하는데 뭐 6집도 많이 들었고
'달라진 건 없지만'을 꼭 듣고싶었는데ㅠㅠ -
ㄱㄱ 2010/01/23 01:09 | M/D | Reply
조규찬은 구제불능이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실망스러운 판을 줄줄이 내는데도
세상에 회사랑 계약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는 판이라
그렇다는둥 팬들이 가수 계약문제까지 헤아려주는
가수라니 정말 복도 많죠.
어떤 밴드는 앨범 한장만 맘에 안들어도
팬이고 평론가고 지지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
Planetlike 2010/01/23 14:51 | M/D | Reply
조규찬, 실망스럽다던 두 장 다 정규 앨범은 아니었으니까요. -전 이번 앨범은 리메이크 앨범에 비해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여전히 기대하고 있죠.
마지막 정규 앨범이었던 8집은, 굉장히 좋은 앨범이었다 여기고 있으니까. -
릴리슈슈 2010/02/07 00:41 | M/D | Reply
사실 페퍼톤스 3집은 개인적으론 좀 비겁하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말끔했거든요.
물론 뮤지션에게 있어 음악적인 다양성의 전환이라는 건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어줍잖게 변화를 시도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최악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분명 존재하지만
이번 3집 앨범은 그래도.. 좀 너무하다 싶었어요.
'음악적 변화'가 밴드에게 득보다 실이 많을 정도로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정립된 언니네 정도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일관된 색깔의 추구는 결코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겠죠.
더군다나 페퍼톤스같은 경우엔 1집의 청량함은
어찌어찌해서 2집까지야 유효했다고 쳐도
솔직히 3집까지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건
너무 안전빵.....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제 페퍼톤스에게 일말의 기대감도 해야 하지 않을 듯...-_-
그냥 그들 음악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만족하는 듯.... -
goho 2010/04/11 03:05 | M/D | Reply
사실 미선이나 루시드폴1집 <오,사랑>, <국경의 밤> 듣고 기절한 1인이지만,
이번 앨범은 정말 너무 멀리간 듯 싶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월드피스에 전화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 건
처음.
조규찬 언플로그드는 사실 베스트앨범에서의 선곡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아쉬워요 (5집서부터는 아예 앨범 취급도 안 한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키즈팝 안내는 게 어디냐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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