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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Forth F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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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Forth Force
(2008/Media Line)
4.0


01. 그대만 보며 
02. 사람아 
03. 이별이 지나고
04. 빈자리 
05. Let Me 
06. 어디에 
07. 마지막 잎새 
08. 고맙습니다 (To.My Fan)
09. 가슴이
                                                         10. 그댈 위한 사랑
                                                         11. I Promise You
                                                         12. 눈물로
                                                         13. 빈자리 (House Re-mix)
                                                         14. 그댈 위한 사랑 (House Re-mix)


이정의 매력적인 음색을 인지하는 것에 김창환과 같은 안목을 꼭 갖출 필요는 없다. 그런 게 없더라도 이정이 좋은 가수란 사실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곡을 거의 만나지 못했고 대표로 내세울만한 앨범이 전무하다는 점에 대해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김창환은 이정을 굉장히 특별하게 바라봤지만 마음과는 달리 김건모와 작업했을 때만도 못한 감각으로 등장시켰다. 소개는 거창한데 눈앞에 펼쳐진 건 동시대와 거리가 멀었고 실력보다는 괴리감이 앞섰다. 애매해진 포지션을 다잡은 건 음악이 아니라 예능이었으며, 활동의 폭을 확장시킨 전략이 주효했던 탓이었다. 이정은 대중의 머릿속에서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가 지워질수록 친숙해진 경우다. 그러다 가끔 노래라도 불러주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다들 멋있다고 해주니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네 장의 정규 앨범이 쌓인 지금은 평범한 곡에서 비범함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물론 여전히 이정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정 장르에 입각해서 보자면 <Let Me>나 <어디에>가 그 사람들 욕구에 가장 근접하겠지만 커다란 만족은 없을 것이다. 품위 유지를 위해 <마지막 잎새>와 같은 곡을 대신 선택한다고 해도 결국 플레이되는 곡들은 따로 있다. 대한민국에서 소위 노래 잘한다고 평가받는 뮤지션들 대부분의 앨범이 이런 식이다. 동어반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디스코그래피 전체를 리뷰로 옮긴다는 게 존경스럽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참 희한한데 우리는 붕어 키우기가 유행인 시대를 경험했기 때문일까, 음성 지원이 된다는 것 하나에 필요 이상으로 관용을 베푼다. 그거 하나로는 분명 지겨울 텐데도 붕어 키웠던 것에 비하면 차라리 행복인지 꾹꾹 참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한다. 근데 그 대안이라는 게 그다지 기쁨을 주진 못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의미 없는 앨범들이 바로 그 이름들로부터 나왔던 걸 떠올리면 붕어 상대로 우월감 가질 일이 아니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그 바닥에서 유일한 진보를 누린 건 어처구니없게도 붕어들이었고 지금 메이저에서 가장 흥미로운 음악을 쏟아내는 부류는 그 붕어들을 기조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노래 잘한다는 이정의 앨범 첫인상이 촌티였던 게 아이러니하지 않나? 이걸 도대체 무슨 미사여구로 포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단지 궁극의 가창력과 앨범에 들어간 성의가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던 시대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만 피부로 와 닿을 뿐이다. 하긴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성의로 대변되어지는 마당에 궁극의 가창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탄탄한 구성이 요원하다는 게 뭐 그리 대수겠나. EP 활성화를 메이저가 나서서 주도하는 요즘, O.S.T로 먼저 알려진 곡들과 각종 외부 참여곡들, 리믹스 혹은 인스트루멘탈로 절반 가량이 채워진 정규 앨범은 흠도 아니다. 원래 일본 메이저도 싱글 모아서 정규 앨범 발표하지 않나. 다 망해서 죽겠다는 지경에 이르니 우리도 그런 형태로 가는 모양이다. (문정호/보다)


2008/08/07 00:00 2008/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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