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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 [Un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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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
Untitled
(2008/Universal)
7.0

01. Queens Get The Money
02. You Can't Stop Us Now (Feat. Eban Thomas of The Stylistics & The Last Poets)
03. Breathe
04. Make The World Go Round (Feat. Chris Brown & The Game)
05. Hero (Feat. Keri Hilson)
06. America
07. Sly Fox
                                                         08. Testify
                                                         09. N.I.G.G.E.R. (The Slave And The Master)
                                                         10. Untitled
                                                         11. Fried Chicken (Feat. Busta Rhymes)
                                                         12. Project Roach (Feat. The Last Poets)                                                                          13. Ya'll My Niggas
                                                         14. We'fe Not Alone (Feat. Mykel)
                                                         15. Black President (Feat. Johnny Polygon)


나스(Nas)의 신보 소식에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스에 대한 '극렬 지지파-온건 지지파-온건 반대파-극렬 반대파'가 있다면? 나는 '온건 지지파'다. 나스와 제이-지(Jay-Z)의 양자택일이 주어진다면? 당연히 나스다. 나스가 'Hiphop is Dead'를 외칠 때? 혹자는 '자기가 저런 말 내뱉을 자격이라도 되냐'면서 수군거렸지만, 나는 <Oochie Wally>마저 잠깐의 실수라 여기고 섣부른 자격론을 들먹이는 대신 나스가 하는 말의 진정성에 귀 기울이자고 했다. 내 보물? 나스가 자기 앨범 외에 뿌려놓은 걸출한 16마디들이다. 더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테니 일단 여기서 줄이도록 하자.

그런 내가, 나스의 신보 [Untitled]를 듣는다. 이것은 하나의 거대한 콘셉트 앨범이다. 흑인, 부조리, 차별, 미국, 시스템, 의식, 개혁 등의 단어들로 상징되는, 아니 무엇보다 'Nigger'라는 여섯 글자에 대한 나스의 일장 연설이다. 동일한 대주제 아래 곡마다 각론을 조금씩 달리하는 식이다. 나스는 조국의 온갖 부조리를 고발하고(<America>), 억압 받는 현실에 힘겨워하다가도(<Breathe>),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Project Roach>), 아무도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없음을 다짐한다(<You Can't Stop Us Now>). 또한 희망의 해법을 제시하는 <We're Not Alone>과 바락 오바마(Barack Obama)에게 거는 기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Black President>가 앨범의 맨 끝자락에 배치된 것은 이 앨범이 그 나름의 의도된 흐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만족스럽다. 역시 나스다. 나스는 모름지기 이런 걸 해야 한다. 눈에 띄는 라스트 포잇츠(The Last Poets)와 데드 프레즈(Dead Prez)의 이름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한편으로는 인상 깊은 몇 가지 구절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두 손에 꼽기도 벅차 좀 어렵겠다.


확신한다. 나스는 가치 있는 것을 해냈다. 이 앨범의 메시지를 가리켜 다양성의 논리로 '래퍼가 말할 수 있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말한다. 나스는, 래퍼가 힙합이라는 음악적 영역 안에서 랩이라는 도구적 기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필요하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앨범에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나스는 동시에 그의 고질적인 약점을 이번에도 그대로 노출한다. [Illmatic]과 [It Was Written] 이후로 한번도 '음악적으로 꽉 찬' 앨범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 스스로 한 줄을 더 추가한 것이다. 한마디로 비트가 못 미덥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You Can't Stop Us Now>는 헐겁고 느슨하고, <Make The World Go Round>와 <N.I.G.G.E.R.(The Slave And The Master)>는 쿨 앤 드레(Cool & Dre)와 디제이 툼(DJ Toomp)이 각각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평범한 트랙이다. 그런가 하면, 폭스 뉴스(Fox News)의 왜곡편파 보도 비판을 비롯해 미디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Sly Fox>는 힙합과 록이 결합해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상투적인 비트로 인해 절정에 다다른 나스의 랩과 가사가 빛을 바랜다.

물론 나스의 입장에 서서 이해할만한 부분도 있다. 힙합 씬의 흐름을 주도하는 화려한 이름들과는 다소 거리가 먼 프로듀서진은 곧 음악의 내실을 기하겠다, 혹은 랩과 메시지를 잘 보좌해줄 수 있는 맞춤형 비트를 택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메시지를 강조하는 모든 앨범이 음악적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조금의 정상 참작(?)은 될지언정 그와 동시에 '메시지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더 완성도 있는 비트를 고를 수 있었다'는 결론 또한 명확해진다. 딱히 뇌리에 남는 곡 없이 '하향평준화'라는 말이 떠오르는 가운데, 오히려 차트 흥행을 위해 제작된 <Hero>가 신선함과 듣는 재미를 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 앨범에 대한 찬사가 미국에서 줄을 잇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나스의 메시지가 모두의 동의와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 앨범에 대한 극찬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국내 리스너들의 그 극찬의 '근거'가 자못 궁금하다. 만약 그것이 '나스의 이름값+랩과 비트의 들림'일 뿐이라면, 즉 다시 말해 그것이 이 앨범이 품고 있는 개별 곡들의 메시지와 그것들이 모여 형성하는 일관된 흐름에 관한 이해를 배제한 것이라면, 나는 그 극찬의 행렬에 동참할 수 없다. 오히려 솔직한 말로, 어찌하면 그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나스의 신보=클래식'이라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지 의아한 마음뿐이다.

이제 글을 마쳐야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졸작이다, 명반이다 어느 쪽으로든 명쾌하게 결론을 내리고 싶지만 '다양성의 논리로 단순히 재단하기에는 아까운 메시지'와 '다양성과 취향의 논리로도 선뜻 수긍할 수 없는 아쉬운 비트'가 공존하고 있는 이 앨범은 나로 하여금 정답에 대한 강박을 벗어버리라고 외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아직도 '컨셔스 랩(conscious rap)을 구사하는 리리시스트(lyricist) 나스'와 '비트를 고르고 앨범을 조율하는 총 책임자 나스'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김봉현/보다)


2008/08/05 00:00 2008/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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