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oyz [Skinny Jeanz And A Mic]
- Posted at 2009/12/22 00:00
- Filed under review/해외

Skinny Jeanz And A Mic (2009/Shotty Records)
7.0
01. Cricketz
02. You're A Jerk
03. Dot Com
04. Colorz
05. Way 2 Many Chickz
06. Turnt
07. Bunz
08. Cashmere
09. So Dope
10. Tie Me Down
11. New Girl
12. No More
13. One Night
아래 김봉현 님이 쓰신 대로 라킴(Rakim)의 [The Seventh Seal]이 저물어가는 한 세대를 반영하는 앨범이라면 이 앨범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세대를 반영하는, 그리고 전적으로 그 세대를 위한 앨범이다. 한때 갱스터로써의 거친 삶을 논하면서 이름자에 'Daddy'나 'Big'과 같은 수식어를 붙이지 않으면 어딘가 허전해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웨스트 코스트 힙합은 마약, 술, 여자, 파티, 범죄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표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철없는 청소년들 가운데 수많은 갱스터 워너비들을 탄생시켰다. 그러한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중심으로 여겨지던 LA에서 이 앨범이 나온 것은 세월이 불러온 많은 변화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한때 푸른 옷과 반다나를 두르고 총질을 하던 모습에 열광하던 청소년들은 이제 모자 하나 눌러쓰고 체크무늬 남방에 원색의 스키니 진을 입고 '저킹(Jerking)'을 한다. 그리고 뉴 보이즈(New Boyz)는 그 새로운 시대가 낳은 아이들이다.
세월이 불러온 여러 변화를 이야기할 때 UCC 시대의 도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때 음악이 LP 안에서만 머무르던 시절이 있었지만 엠티비(MTV)를 통해 우리는 음악이 영상과 만나 시각적인 자극 역시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Billie Jean>을 통해 절실히 느꼈으며 <Tell Me>등을 통해 최근 다시 회자되는 것이지만 때로는 (시각적인 요소인) 안무가 곡의 얼굴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UCC 시대에는 이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이상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일부 뮤지션이나 영상 감독들만의 일이 아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낸 음악과 춤을 가지고 당신은 재미있는 비디오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로인해 스타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솔자보이(Soulja Boy and Tell'em)의 경우를 접하였다. 어떤 이들은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나 피트 록(Pete Rock)과 같은 이름들을 언급하면서 솔자 보이가 들고 나온 춤을 위한 음악, 비디오를 위한 음악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지만 사실 귀에 너무 감기는 것이 그러한 음악들의 문제가 되면 되었지, 사람들의 장기 기억 속에 떡하니 자리를 잡는데 결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는다. 그것으로 유행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갖춘 셈이다.
이 앨범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일부 갱단의 춤이었다고 이야기되는 저킹은 근 몇 년 동안 LA 등지에서 갑작스런 인기를 모으면서 여러 비디오들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그 유행에 알맞은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뉴 보이즈는 <You're A Jerk>를 빵 터뜨려주었다. 전형적이지만 유행을 잘 따르고 있는 비트(그리고 사실 나쁘지 않다!), 인상적으로 반복되는 후렴구, 그리고 대박. <Colors>나 <Cashmere>를 비롯한 다른 곡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앨범은 차나 클럽에서 큼지막하게 틀어놓고 놀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젊은 청춘들에게 제법 큰 사랑을 받을 것이고 인기를 끌 것이다.
그러나 이 앨범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 그룹, 뉴 보이즈는 왠지 '원 히트 원더'로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실제로 얼마만큼의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는지를 떠나서 뉴 보이즈는 이 앨범에서 새로운 가사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17살의 찌질한 청소년들을 위한 가사쓰기. 웃을 일이 아니다. 쥬브나일(Juvenile)과 같이 오랜 관록을 지닌 뮤지션에게조차도 자기 자신을 가사에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참조) 괜스레 겪어보지도 못한 거리나 마약거래 따위의 이야기를 하는 대신 뉴 보이즈의 가사에는 17살다운 찌질함과 바보 같은 농담들, 그리고 패기만만함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게 바로 그들의 모습이다. <Tie Me Down>보다는 <You're A Jerk>가, <New Girl>보다는 <Cashmere>나 <Crickets>가 더 어울리는.
그런데 뒤에 한꺼번에 알앤비 트랙들을 배치한 것은 뉴 보이즈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에서 나온 계획일까, 아니면 앨범의 통일성을 꾀한 것이었을까? 이유야 어찌되었든 <No More>처럼 왜 들어가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재미도 없는 트랙들의 연속은 앨범의 흥을 다소 떨어뜨린다. 아직 얘네들은 좀 맹한 게 어울린다. (권민기/보다)
*굳이 논란이 있을지도 모름에도 쓸데없이 쥬브나일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최근 쥬브나일의 앨범을 듣고 나서 그가 얼마 전까지 겪었던 수많은 고통들에도 그러한 가사를 쓰고 앨범을 낸다는 사실이 왠지 씁쓸하고 안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제넘은 생각일지도 모른다. 쥬브나일과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이 문장을 거북하게 느낀다면 용서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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