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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No Future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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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No Future For You
(2008/Sail Music)
6.5


01. Patients - 재의 아이들 (88만원 세대)
02. Crying Nut - My Way
03. GoGo Star - Black Joe
04. Things We Say - 악순환 (Vicious Circle)
05. Rux - Everybodys Wicked
06. Kick Scotch - No Future For You
07. Shorty Cat - EMI
08. Suck Stuff - 건배
09. The Geeks - 이어지는 의지
                                                         10. Telepathy - Anarchy In The UK          
                                                         11. Burning Hepburn - 살아가네          
                                                         12. Couch - Innocent Intention        
                                                         13. 누렁이 - Underrun          
                                                         14. International Band - 우리 이과장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God Save The Queen>에서 따온 앨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앨범은 펑크의 아버지인 섹스 피스톨즈 헌정 앨범이다. 그 동안 헌정 앨범이라 하면 존경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후배들이 리메이크해서 수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조니 로튼(Johnny Rotten) 자서전의 재발매와 함께 기획된 [No Future For You]는 그런 형식을 탈피한다. 올해 나왔던 또 하나의 헌정 앨범 <물 좀 주소>가 한대수의 원곡을 자유롭게 해석한 곡들의 모음집이라면, 이 앨범은 섹스 피스톨즈라는 화두에 대한 2008년 한국 펑크 신의 대답이다.

<No Future For You>에 참여한 팀은 크게 셋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럭스와 긱스, 카우치와 페이션츠 등 기존의 펑크/하드코어 씬에서 활동했던 팀이 있으며 텔레파시와 고고 스타는 펑크를 벗어나 뉴 웨이브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팀이다. 그리고 숄티 캣, 누렁이 등은 기존 펑크 신의 바깥에서 발아했다. 그들이 현재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음악의 스펙트럼 또한 다르다. '기존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펑크/하드코어 사운드에 충실하다. 텔레파시와 고고 스타는 80년대 들어 올드스쿨이 쇠퇴하고 포스트펑크와 뉴 웨이브로 급격히 변화했던 당시 펑크 씬의 흐름을 지금 이곳에서 떠올리게 하는 증표다. 그리고 2000년대 펑크 리바이벌이라도 그리 틀리지 않을 개러지 사운드를 선보이는 누렁이와 킥 스카치는 섹스 피스톨즈, 그린 데이(Green Day) 등 한국 펑크의 발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동인이 또 한 차례 이동했음을 말해준다.

그런 팀들이 모였으니 이 트리뷰트 앨범에서 하나의 색깔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 3코드 펑크와 포고, 개러지와 뉴 웨이브 등 뿌리는 같되 갈래는 다른, 펑크의 수많은 자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을 뿐이다. 그 중에는 섹스 피스톨즈의 노래를 그대로 리메이크한 팀들이 있고, 크라잉 넛(Crying Nut)처럼 번안곡을 수록한 팀도 있다. 시드 비셔스(Sid Vicious)가 프랭크 시내트라(Frank Sinatra) 원곡의 그 장엄한 태도를 망가뜨렸다면, 크라잉 넛은 특유의 허무한 풍류적 가사를 통해 그 메시지마저 흐트러트린다. 럭스는 섹스 피스톨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노래로 만들었다. 지난 앨범 [Ruckus Army]에서부터 보였던 자기부정의 극치를 넘어 스스로 돈 때문에 섹스 피스톨즈를 재결성했다고 당당히 밝힌 조니 로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펑크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모두 부정하고 있다. 텔레파시의 <Anarchy In The UK>는 원곡을 뉴 웨이브로 해석하고 있지만 그 화학적 결합에 있어서는 아직 미흡한 결과를 보인다. 펑크가 뉴 웨이브로 변모하는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랄까. 그 외 다른 밴드들도 섹스 피스톨즈의 아우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오롯이 펼친다. 지금의 펑크 씬에 펼쳐져있는 각양각색의 스펙트럼이 이 앨범에 투과되는 것이다.

이 앨범이 흥미로운 건 앨범의 완성도보다는 그 다양성에 있다. 불과 몇 년 전이었다면 이 앨범을 칠하는 물감은 몇 가지 색이었으면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No Future For You]의 14곡에는 14색의 물감이 쓰였다. 이 앨범을 지금 한국 펑크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문화인류학 기록지라 부를만한 이유다. 펑크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죽을지 안 죽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지금 한국 펑크는 변화하고 있다. 그것이 진화가 될지, 퇴화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김작가/보다)


2008/09/06 00:00 2008/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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