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6월 여름, 10가 넘은 시각에 30대 중반을 넘긴 직장인 남녀가 슬금슬금 모여든다. 장소는 한양대학교 노천극장 지하 어두침침하고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찬 한 동아리방. 어지럽게 널린 LP판과 기타들, 우후죽순 솟아 산을 이룬 담배꽁초까지, 20년간 변함없는 이 공간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중앙동아리 Rock The Bohemian(이하 보헤미안)이다. 20년 전 창립 멤버들과 함께 밴드 활동을 했던 이 직장인 남녀는 20여 년 전의 추억과 기억을 더듬어 같은 곡을 합주한다. Metallica Enter sandman, Slayer Reign in blood, Mr.big Stay together 80년대와 90년대 초까지 록음악계를 평정했던 유수의 메탈곡이 쏟아져 나온다. 다음날 화창한 오후에는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든 20살 청년들이 악기를 든다. 3개월 아르바이트 월급을 모아 마련한 Gibson, 회비를 모아 매년 수리하는 드럼 셋, 상태가 좋지 않아 케이블을 잡고 노래해야 하는 마이크에서 AC/DC Highway to hell이 분출한다. 불혹을 바라보는 직장인들과 20살 신입생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은 이곳, 2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꿋꿋이 록음악을 고집하는 이곳이 바로 올해 20주년을 맞아 Track 20. the bohemian을 준비중인 한양대학교 보헤미안이다.

 

 

1991 4월 공대 소속의 두 메탈 밴드가 연합하면서 탄생한 보헤미안은 추구하는 음악(메탈)의 공격성과 장발을 고집하는 몇몇 골수 록음악 열성팬 회원이 강렬한 매력을 발휘하게 되고 2000년 한양대학교 중앙동아리로 거듭난다. 록음악에 삶을 내던지 이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일까, 오해를 살 수 있는 과격한 행동과 장발, 매일 이어지는 음주가무로 학내에 이상한 소문이 도는 것은 20년 동안 일상과도 같은 일이 되었다. 1 2~3회의 정기공연과 힙합 동아리와의 연합 공연, 그 일상들이 벌써 20년간 이어져왔다.

사실 20년간 음악계의 흐름이 바뀌면서 보헤미안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90년 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 헤비메탈의 침체는 한 때 동아리의 정체성에까지 위기를 초래하였고 사회 전반의 자유주의, 개인주의화는 경직된 선후배간 위계질서를 허물기도 했다. 어느 곳에나 갈등과 변화는 있기 마련이나 록음악을 모토로 시작된 집단에서 음악계의 급변은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일이었다. 허나 지금까지도 보헤미안이 자체적으로 정기공연을 하고, 여전히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는 이유 역시 록음악이다. 언제나 록음악은 자유를 연상케 한다. 진정한 자유에 대한 갈망과 새로운 음악성에 대한 열망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록음악의 스펙트럼은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가식적인 인간 관계에서의 소외감, 대학 생활에서 느낀 회의감, 경쟁 사회에 대한 불신, 상업주의에 물든 대중음악에 대한 거부감, 단순한 록음악에 대한 미친듯한 열망 등 보헤미안에 모인 사람들의 가치관도 각양각색이다. 이들이 좋아하는 음악 역시 천양지차 이다. 그래도 보헤미안의 중심에는 록음악이 있었고 그것 하나로 유대감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록음악은 그렇게 포용력이 강한 음악인 것이다.

 

20주년 행사 Track 20. the Bohemian 2010 9 4일 한양대학교 한마당에서 펼쳐진다. 아티스트로는 전원 보헤미안 출신으로 이루어진 20여 개 밴드가 참가하고 프로 음악인으로 진출한 보헤미안 회원이 몸담고 있는 외부 밴드 2개가 찬조할 예정이다. 음향과 무대 연출 역시 보헤미안 출신의 엔지니어가 담당한다. 페스티벌 형식의 릴레이 공연으로 이뤄지는 Track 20. the Bohemian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전원 재학생으로 이 행사를 보헤미안의 20주년 축하의 의미는 물론 무한 경쟁과 취업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음악을 포기하는 수많은 아마추어 대학생 음악인들에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음향, 무대, 홍보, 연출까지 모두 보헤미안 회원들의 손으로 이뤄지는 당 행사는 아무 경험이나 지식 없이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람과의 연대만으로 록 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행사의 핵심인 릴레이 공연의 무대를 채우는 보헤미안 밴드들은 1~2개 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카피곡을 연주한다. 연주에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쏟는 이들이지만 창작과 카피 사이에서 지난한 고뇌에 몰두하게 된다. 일단 이들이 카피하는 곡들이 워낙 난이도가 높기도 하지만 동경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무궁한 존경으로 인한 겸양이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기표로서 존재하는 음악에 매료되어 연주하지만 결국에는 그 아티스트의 내면과 영혼을 좇아가고 그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창작을 시도하는 순간 그 환희는 잠시 잊어야 한다. 물론 보헤미안에는 실제로 프로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와 프로 무대에 진출하여도 손색 없는 뛰어난 재야 연주자도 많다. 그래도 이들이 언제나 아마추어리즘을 놓지 않는 이유는 생활 속에서 매순간 이뤄지는 자유와 열정의 폭발, 바로 그것일 것이다.

어차피 대학 문화는 아마추어적이고 그것이 매력이다. 단지 Track 20에서 충분히 그런 문화가 오히려 진정한 자유의 추구이며, 자아의 발현이며, 젊음의 폭발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6월 현재 출연 아티스트 섭외 및 일정 조정, 홍보 계획 수립까지 진행된 Track 20 7월에는 홍보 활동과 무대연출 계획 수립, 8월에는 막바지 홍보 활동과 최종 무대 연출 및 음향 점검을 완료한 뒤 9 4일 그 장막을 걷게 된다.

 

젊음의 음악 Rock, 그리고 젊은 기획팀과 영원히 젊음을 잃지 않을 모든 보헤미안 회원들이 진짜 음악과 젊음을 잃어버린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Track 20 the Bohemian. 이것으로 한양대학교는 아마추어 밴드 문화의 메카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기획팀장 이봉우 01037051378, dlqhddn1234@naver.com

보헤미안  www.rtbohemian.net

Track 20   www.rtbtrack2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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